침대 시트 위에 나른하게 늘어진 몸 위로 얇은 이불을 끌어올렸다. 금세 추위를 타는 편이었다. 최근 그에 대해 하나씩 새로 알아가고 있는 것들 중의 하나. 엎드린 그의 옆에 모로 누워 땀에 젖은 뒤통수를 바라보았다. 아직 채 고르지 못한 호흡으로 숨을 들이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약간의 안도감과 함께 미뤄뒀던 졸음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조금 머뭇거리다 목덜...
겨울의 초입이지만 올겨울 유독 지독할 거라는 독감의 이른 유행으로 부서 내 병가가 두 명, 바로 옆자리 동기는 조퇴해버린 한산한 사무실의 오후. 프로젝트 하나가 마무리되어 여유로울 테니 이번 주만 손을 빌려달라는 간청을 거절하지 못한 상사 덕분에, 사쿠라이는 타 부서에서 이관 되어온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 무료하게 메일 히스토리를 읽어내려가던 중이었다. 같이...
* 언급된 에피소드 시점은 조금 뒤죽박죽일 수 있지만, 2000년대 후반 무렵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쿠라이는 마츠모토가 마치 공사장을 방불케 하는 소음을 일으키는 드릴을 제 팔다리에 갖다 대고 있는 모습이라든가, 너무 많이 숙성되어 겉보기로는 똥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바나나를 대기실에 가져온다든가 하는 모습에는 이제 크게 놀라지 않았다. 다양한 ...
언제든 머릿속에 또렷하게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 있다. 잠시간 세상이 멈춘 것 같았던 시간. 보름 넘게 이어지던 연구실 잔업이 끝나고 겨우 한숨 돌리게 되었을 무렵이었고, 여름철 마지막 장마인지 늦은 오후부터 꾸준하게 내리던 비가 밤사이에는 세차게 들이부을 모양새였고. 생수 한 병 없이 텅 비어있을 냉장고를 떠올리며 집 근처의 마트로 발을 옮겨야 했던 것까...
“사쿠라이상, 요즘 연애하신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회의실 테이블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왁자지껄 이야기하던 것을 멈추고 그의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가 일부는 다시 흩어지는 것을 보았다. 주간 회의를 위해 회의실에 모두 모였지만, 거래처 사람들이 조금 늦어진다는 연락에 다들 아침 일찍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던 것을 멈추고 조금의 여유를 즐기던 참이었다. 지금처...
으악! 활짝 열린 현관문 사이로 짧은 비명이 터졌다.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한 채 자신의 집에 들어서자마자 코 앞으로 바짝 다가온 얼굴에 사쿠라이는 그만 제 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고 말았다. 한 손에 쥐고 있던 서류 가방은 어찌할 새도 없이 떨어뜨리리고 말았지만, 수트케이스가 넘어지려는 것은 겨우 잡아 세우고선 가슴을 몇 번이고 쓸어내리며 현관 안...
안녕하세요, 연말에 개최되는 아라시 배포전에서 발행되는 쇼쥰 성인 앤솔로지 선입금 안내드립니다. 현장 수령 : http://naver.me/GtM7JOAH - 행사 부스 : 다3A/디스이즈쇼쥰 통판 : http://naver.me/5SseDtuh - 내년 1월 둘째주 배송 예정입니다 앤솔 샘플 확인 : https://shojun25.tistory.com/1...
회사에 등장한 쥰은 조금은 덜 예민한 상태여서, 엘레베이터에서 마주친 니노가 "주말 내내 마스크 팩을 하고 있었던 거야, 아니면 마침내 충분한 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게 된 거야?"라며 놀림 섞인 질문을 하는 것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둘 다 아냐." 쥰의 대답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쇼와 함께 보낸 시간 덕분에 기분이 좋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아야할 필...
늦여름부터 회의를 시작해서 몇 달간 준비해온 5대 돔 콘서트 투어를 한창 달려가고 있던 중이었다. 다들 세트리스트와 동선에도 익숙해졌고, 투어 초반 일정에서 으레 있고 하던 콘서트 직후의 추가 회의도 이제쯤 없어지는 딱 중반 무렵. 긴장감을 모두 풀어내서야 안 되겠지만, 이쯤에는 다 같이 모여서 술 한 번 마시면서 남은 일정도 즐겁게 잘 끝낼 수 있도록 서...
자정 하고도 두어시간이 더 지난 시각. 창밖으로 규칙적으로 번지는 가로등과 온갖 소음 같은 불빛들에 미간을 한껏 찌푸리면서도 마츠모토는 차가운 유리창에 갖다 댄 이마를 들어 올리지 않았다. 뒷자리에서 역시나 술에 취해 뭉개지는 발음으로 간간이 대화를 이어나가던 두 사람의 이야기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감도는 편안한 분위기, 즐거운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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