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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쥰] 마츠모토상, 오늘도 야근입니까? (회지 샘플)

마츠모토 대리가 금요일 밤에 회사에 남은 이유. 2018 쇼쥰교류회 발매.

어디 온천 간다고 했던 거 같은데? 맞지? 라는 이야기에 대답하려던 찰나, 테이블 하나 건너편에서 여러 무리와 함께 식당을 빠져나가던 사쿠라이와 정면으로 눈이 마주쳤다. 언제부터 여기 있었던 거야? 설마 아까 들은 건 아니겠지? 이야기가 들릴 거리는 아니었겠지만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제 발 저릴 수밖에 없었다. 시선을 비끼며 걸어가던 사쿠라이는 다시 고개를 돌려 마츠모토를 바라보고선, 마츠모토를 향해 눈을 찡그리고는 제 동료들을 쫓아나갔다. 왜 저래? 싫어, 진짜 싫다고. 싫은 걸 어쩌란 말야.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자극만으로도 이미 너무나도 벅찬 머릿속에 자꾸만 기어들어 오는 잡념들을 밀어내고 본능에 집중해야 할지, 아니면 아직 늦지 않았으니 상황 판단 잘 하라는 제 마지막 이성의 신호에 따라 자리를 박차고 나가야 할지.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한 채 마츠모토는 제 다리 사이에 가라앉은 사쿠라이의 동그란 정수리를 내려다보았다. 공식적인 업무 시간은 이미 2시간 전에 끝난 화요일 저녁 9시, 21층 남측 회의실 D. 적합한 용도 없이는 비어 있어야 하는 이 어두운 공간에 수트 팬츠 지퍼 내리는 작은 소리가 커다랗게 울렸다. 마츠모토는 심장이 튀어오를 것 같아 의자의 양쪽 손걸이를 붙들며 제 눈 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마츠모토상, 오늘은 왜 야근이에요?”


사쿠라이가 허스키한 저음으로 제 이름을 부른 것만으로도 뱃속이 간질거릴 정도로 흥분해버린 마츠모토는 입 밖으로 소리를 내지 않도록 양 입술을 꾹 다물었다. 대답이 없자 사쿠라이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블라인드가 차마 다 내려가지 않은 회의실 통유리창 너머 얇게 새어 들어오는 도쿄 야경의 반사광들이 사쿠라이의 눈에 반짝거리며 비쳤다. 회의 때 종종 보던 그 형형한 눈빛에 이렇게 가까이서 사로잡히게 되다니. 회의실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로, 사쿠라이는 마츠모토의 허벅지 위에 날렵한 턱을 괴고선 마츠모토를 바라보았다.


“마츠모토상.”

“…부르지 마요.”


견디기 힘드니까. 참을 수 없다는 걸 들킬 수 없으니까. 어쩐지 둘이 취하고 있는 자세와는 달리, 온몸과 모든 동작에 여유가 가득해 보이는 사쿠라이는 혀를 내밀어선 보란 듯이 그 붉은 아랫입술을 한번 쓸었다. 며칠 전 또 다른 회사 근처 식당에서 다른 동료들과 식사 중이던 사쿠라이를 만났을 때, 입 한가득 쌀밥을 밀어 넣어 씹는 와중에 규탕을 한 점 집어선 입 안으로 가져가던 그때의 혀 놀림이 떠올랐다.




“왜? 이제 와서 겁나기라도 하나 보죠?”


저번에야 그렇다 치고─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는데, 손으로 서로 만져주던 중에 화장실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 버려 어쩔 수 없었다─ 끝까지 할 생각이 없으면 대체 왜 부른 거야! 딱히 대답할 생각도 없는지 목만 한번 가다듬을 뿐인 사쿠라이에 마츠모토는 사정 후의 나른함 따위는 그새 잊어버린 채, 파르르 화가 치밀어 올라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내뱉고야 말았다.


“입 말고는 딱히 자신 없나 보네.”


사쿠라이가 어이가 없다는 듯, 과장해서 한번 코웃음을 치고선 마츠모토의 턱을 잡았다.


“너 지금 이러는데도 소리 못 참는데, 박힐 때는 어쩌려고?”


난 회사 잘리면 안 되거든. 건방지게도 제 볼을 톡톡- 두드리는 사쿠라이의 여유에 마츠모토는 제 몸에 남아있는 힘껏 쏘아보았지만, 낮은 웃음만이 돌아올 뿐이었다. 저만 이렇게 안달 나게 하는 게 너무나도 분했다. 사쿠라이가 의자 옆에 내려서서 바지 앞섶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직 풀어내지 못한 욕구가 저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었지만, 알 게 뭐야. 자기가 마저 하기 싫다는데.




본편 구매 링크 / 회지 구매자 열람용 링크 (비번은 포스타입 메세지, 트위터 DM으로 문의)

아라시 / 사쿠라이 쇼 / 마츠모토 쥰 / 쇼쥰 / 쇼준 / 사쿠쥰 / 사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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